제4차 비경 중대본…기간산업안정기금·SPV 운용방안도 구체화
정부는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과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 운용방안도 구체화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부처와 함께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공공부문 40만개와 민간부문 15만개 등 ‘공공·청년 일자리 55만+α개 창출’ 사업을 추진한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분야별로 보면, 디지털경제 관련 데이터·콘텐츠 구축 6만 4천명과 포스트 코로나 비대면 행정서비스 3만 6천명 등 디지털·비대면 일자리 10만개를 만든다. 청년, 여성, 실직자 등 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전국 243개 지자체 수요를 기초로 생활방역 7만 8천명과 재해예방 6천명 등 10대 분야에 걸친 취약계층 공공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한다. 저소득층, 실직자, 휴·폐업자 등 지역경제 침체로 생계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우선 선발한다.
민간부문에는 콘텐츠 기획·빅데이터 활용 등 분야의 청년 디지털일자리 5만개를 공급한다. 중소·중견기업이 IT 활용 직무에 미취업 청년을 채용하면 최대 6개월간 최대 월 18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관광·ICT 융합 인턴십과 중소환경기업 등 분야 청년 일경험 일자리 5만개를 지원한다. 인건비 지원은 월 80만원이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최대 6개월간 채용보조금 지원 5만명 일자리 확보 사업도 마련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정기간 실업상태에 있던 구직자를 고용한 중소・중견기업에 채용보조금 80만~100만원을 지원한다.
공공·청년 일자리 사업은 3차 추경안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
권기섭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디지털·비대면 분야 일자리에 대해서는 한국판 뉴딜과의 연계도 고려해서 지속가능한 일자리 전환을 유도해 나가겠다”며 “청년일자리사업 중에서 민간부문과 시너지 효과가 높은 사업은 내년에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간산업기금, 총차입금 5천억원·300인 이상 기업 지원…예외 대상은 심의회가 판단
정부는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방안도 논의했다.
기금 지원대상을 항공·해운 등 대상 업종 내에서 총차입금 5천억원 이상, 직원수 300인 이상 기업 중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기업으로 구체화했다. 총차입금과 직원수 기준은 국민경제와 고용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산정했다.
요건 충족 기업에 대해 주채권은행 의견 수렴과 산은 심사를 거쳐,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심의·결정한다.
예외적으로 핵심기술 보호나 산업생태계 유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재부장관과 금융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지원대상으로 추가한다.
김 제1차관은 “특정 업체 지원 여부를 언급하기는 이르다”며 “주채권은행 의견을 듣고 새로 구성될 기금운용심의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동성 지원과 자본확충 등 기업 여건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자금 대출은 운영자금 부족분 중심으로 지원하고, 대출금리는 ‘시중금리+α’ 수준으로 설정한다.
이익공유 측면에서 총 지원금액의 10%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연계증권을 인수하는 형태로 지원한다. 전환·행사가격은 최근 시장가격 반영해 정하고, 전환청구·권리행사기간은 기금종료일인 2025년 말까지로 한다.
기간산업 기업의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1조원 범위 내에서 기금을 활용한 ‘협력업체 지원 특화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지원 기업에는 5월 1일 기준 직원수의 90% 이상을 기금 지원 개시일로부터 6개월간 유지하는 고용 유지 조건이 부여된다. 산은과 노동부는 기업이 제출하는 월별 직원수 자료를 확인해 고용 유지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도덕적 해이 방지 차원에서 배당 지급과 자사주 취득을 제한한다. 지난해 연봉 2억원 이상 임직원은 자금지원 기간 지난해 연봉 수준으로 보수가 동결된다. 계열사에 대한 자금대여, 채무보증,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도 금지한다.
정부는 자금 지원 조건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시정을 요구한 후, 개선되지 않으면 가산금리 부과와 지원자금 감축·회수 등 조치를 취한다.
정부는 다음 달 중 지원이 개시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할 계획이다.
SPV 설립 윤곽…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도 매입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설립도 윤곽이 잡혔다.
규모는 일단 10조원으로 출범하고 필요시 2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산은이 정부 재정을 바탕으로 1조원을 SPV에 출자해 일종의 자본금을 마련하고, 산은의 후순위 대출 1조원, 한국은행의 선순위 대출 8조원 등으로 조성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자금조달 과정에서 한은이 선순위 대출, 산은이 후순위 대출구조라는 ‘신디케이트론’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며 “기금운용 과정에서 등급별 바스켓 운용 등을 통해 비우량채 지원과 과도한 손실방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원대상은 우량등급 채권 뿐 아니라 비우량등급 채권과 CP도 매입한다. 회사채는 신용등급 AA~BB, 기업어음은 A1~A3를 매입 대상에 포함한다. 다만, BB등급 채권은 코로나19 충격으로 투자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하락한 경우로 한정해 매입한다.
구체적인 매입 대상은 향후 운영위원회(가칭)가 결정한다.
김 제1차관은 “이번에 마련한 계획을 기반으로 3차 추경안 제출 시까지 고용위기대응반 논의 등을 통해 사업내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주요 사업 집행과정에서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