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하루 앞두고 유·초등 연기 잇따라...서울교육청, 등교 후속대책 발표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를 하루 앞둔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이 발생하면서 초등학교, 유치원 여러 곳이 등교를 취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서울내 초등학교 10곳, 유치원 6곳 등 총 16곳이 오는 27일로 예정된 등교일을 미뤘다고 밝혔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은평구 연은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해당 학교가 오는 29일까지 등교를 중단한다. 29일 이후 등교 여부는 방역당국과 논의해 판단할 방침이다.
해당 학생(은평구 32번 확진자)은 응암2동에 거주하며 26일 오전 9시30분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서남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확진 판정을 학생의 동생이 다니는 연은초 병설유치원도 이날부터 6월9일까지 긴급돌봄을 중지하고 원격수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강서구에서도 이곳 미술학원 강사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초등학교 7곳과 유치원 5곳이 다음달 1일 이후로 등교를 미뤘다.
또한 양천구에서도 은혜감리교회와 관련해 초등학교 2곳이 등교일을 6월 1일로 연기했다.
초등학교 중 6개교는 6월1일, 1곳은 6월3일에 학교 문을 연다. 내달 1일은 초1이, 내달 2일은 초2가 등교하도록 날짜를 분리한
학교도 이 중 3개다.
서울시 교육청은 27일 예정대로 등교하는 학교들에 대해서는 중간고사를 취소하고 야간자율학습을 금지하는 등의 후속대책을 세웠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11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등교수업 운영방안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이번 학기 중간고사를 생략하고 기말고사만 치를 방침이다.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량 부족을 감안한 조치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의 성적 산정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데다 지필평가 성적이 고등학교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장 재량으로 중간고사를 시행할 수는 있도록 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이 한 번의 시험으로 성적을 산출할 것을 각 학교에 강력하게 권고한 상황이다.
이와 달리 고등학생은 1학기에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치른다.
조 교육감도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여건이 다른 지점을 감안했다"며 "고등학교는 (중간고사 폐지를) 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내신 고사는 입시에 내신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기회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고등학교 모두 1학기 수행평가 영역과 비율, 서·논술형 평가 비율 등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학생 평가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는 야간자율학습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는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일선 학교에 통보했다.
다만 등교한 학생 가운데 희망자만 오후 6시까지 자율학습실을 사용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허용된 자율학습이라 하더라도 △자율학습실 입실 전 발열체크 △수시 환기 △안전거리 확보 △마스크 착용 △공유 물건 사용 금지 등 조건을 지켜야만 한다.
초등학교는 최소 주1회 이상 등교수업 실시를 원칙으로 하되 학교별 사정에 따라 운영하기로 했다.
돌봄과 관련해서는 등교 이전까지 진행된 '긴급돌봄'에 준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돌봄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학교의 수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할 계획이다.
학교 기숙사와 관련해서는 시내 모든 기숙사 입소 학생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는 중학교 4곳, 고등학교 56곳, 특수학교 2곳 등 모두 62개교다. 입소 학생은 6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기숙사 입소 인원이 100명이 넘는 학교는 보건인력이 학교를 방문해 검사를 시행하고, 100명 미만 학교는 학생들이 시내 7개 시립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사정이 다른 만큼 탄력적으로 대응해서 (등교 개학 관련) 가이드라인을 바꿔 가겠다"며 "초등학교의 경우 최대 34일의 등교 선택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함께 결정하면서 방역과 학업을 조화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