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새벽’ 배송과 감염 확산 우려…작업자 택배 접촉 ‘3단계’
n차 감염 우려 확산, 이태원 클럽보다 확진자 추적 용이…소비자 ‘택배 감염’ 우려 확산, 정부 “개인 위생 철저” 당부

쿠팡과 마켓컬리 등 ‘로켓·총알’ 배송 업체들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초대형물류센터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고 이들로 시작된 2차 3차 감염도 현실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문 앞에 배달된 택배 상자를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로켓·새벽 배송이 바이러스 전파의 또다른 경로 일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물류센터에 대한 방역 점검에 나섰고 경기도는 부천시 물류센터 영업 정지를 명령했다.

28일 11시 기준,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82명에 달한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우려가 물류센터로 옮아가고 있다.

n차 감염 우려 확산, 물류센터 접촉자 파악 이태원보다 용이

다행스러운 점은, 연락처가 불분명해 접촉자 검사가 쉽지 않았던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때 보다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접촉자 파악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근무자의 확실한 연락처를 방역 당국이 가지고 있다. 때문에 검사 속도도 빠르다. 분류한 접촉자 4,159명의 80%이상(3,445명)을 검사했고 나머지 인원도 이날 내 검사가 가능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믈류센터 내의 집단감염은 방역관리망의 통제 안에서 관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부천 물류센터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영업금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물류센터 관련자 2천여명에 대해 전수검사와 능동감시를 진행키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 3차 감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82명 중, 근무자는 63명이고 가족과 지인 등 지역사회 접촉 감염자는 19명이었다.

경기도 김포에서는 부천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감염된 A군(19)과 접촉한 그의 부모와 여동생 일가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학생인 A군 여동생이 확진 판정을 받자 해당 중학교와 인근 초등학교 수업을 중단했다. A군은 16일부터 26일까지 식당과 마트, 패스트푸드점, 약국, 병원, PC방 등에서 18명과 접촉한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세계 유례 없는 로켓·새벽 배송
바이러스 택배 우려 가시지 않아

방역 당국의 신속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배달된 제품으로 감염 우려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정부는 ‘전세계에서 택배로 인한 감염은 보고된 바 없다’고 강조하지만, 쿠팡이나 마켓컬리 처럼 주문 10시간 내에 문 앞으로 배달하는 택배 서비스는 매우 드물다. 한국은 택배 서비스의 선진국이다. 정부의 설명에도 ‘바이러스가 로켓으로 배송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체에서도 일정 기간 생존할 수 있다. 미국 연구를 보면 골판지(종이보드)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에서 2∼3일 생존한다. 정부 설명처럼 ‘택배 감염’으로 보고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100% 안전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온라인쇼핑은 대게 주문->접수->포장->이동->배송 전 과정에 1박2일, 지역에 따라 2박3일이 걸린다. 쿠팡은 접수, 포장, 이동, 배송을 비약적으로 단축시켰다. 잘 팔리는 상품을 미리 사서 창고에 준비한다. 창고에선 포장과 이동, 배송 준비가 동시에 이뤄진다.

감염자가 나온 쿠팡이나 마켓컬리는 물론, 나머지 택배회사나 쇼핑몰 대부분이 배송시간 단축을 위해 비슷한 유통 구조를 이미 진행중이다.

물류센터에서는 주문이 들어온 물건을 작업자가 골라 포장대로 모은다. 상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접촉이 발생한다. 상품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작업자의 접촉이 발생한다.

포장이 완료된 상품은 할당된 구역에 따라 배송노동자들에게 분배된다. 배송노동자들은 박스를 직접 본인의 차에 실어 배달하는데, 내부 상품을 직접 만지진 않지만, 박스 들어 옮기거나 배달하는 과정에서 접촉이 발생한다.

쿠팡은 절대 안전 외치지만…철저한 개인위생이 중요

쿠팡측은 “배송 물품 감염 우려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류센터 안에서는 전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방역 지침이 그랬을 뿐 지침이 100% 지켜졌다고 보기 힘들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직원 80% 이상은 일용직 아르바이트생들이다. 물건을 고르고 포장하는 직원들이 하루하루 바뀐다. 이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교육을 하고 업무를 진행시키지만, 소속감을 가지고 철저한 방역을 했다고는 확신키 어렵다.

정부도 이점을 우려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노동자 등 고용형태가 다양하다 보니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의심증상이 있는 노동자의 출근 자제나 방역수칙 준수 강제도 어려운 형편이다.

근무 환경도 감염 확산에 취약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업무 과정은 물론 식사나 흡연, 휴식 등 감염 취약 장소에서 거리 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덕분에 이전 근무자가 입었던 작업복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도 확인됐다. 실수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등이 제시한 사업장 방역관리 지침을 쿠팡 등 업체측이 제대로 지켰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물류 센터 특성을 반영한 지침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택배 물품에 따른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배달되는 물품을 받는 사람들은 즉시 손을 깨끗이 씻는 개인위생을 철저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