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의 시위 10일째, 진정 국면... 플로이드 추모식 거행
추모식 참여 인사, ‘인종 차별’ 강력 규탄... 주요 도시에서 평화적인 집회 이어져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10일째를 맞는 가운데 미 전역에서 평화로운 시위가 펼쳐지는 등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안식을 기원하는 첫 추모식이 열렸다.
CNN방송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4일(이하 현지시간)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희생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첫 추모식이 거행됐다. 유족과 일반 시민, 정치 지도자, 인권운동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추모식은 미 전역으로 생중계됐다.
사망한 플로이드의 형을 비롯한 유족들은 “우리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원하며, 플로이드는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평화 시위를 거듭 당부했다. 유족 측 변호사는 플로이드가 사망한 것은 “인종차별과 차별의 전염병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추도식을 주관한 앨 샤프턴 목사는 조사에서 “미국은 결코 흑인들에게 위대한 나라가 아니었다”면서 “400년 전부터 우리가 원하고 꿈꾸던 사람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당신들(백인)이 무릎으로 우리(흑인)의 목을 짓눌렸기 때문”이라며 인종차별을 강력히 규탄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려 숨진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해 ‘침묵의 순간’으로 명명된 애도 행사도 미 전역에서 이어졌다. 항의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물론 일부 경찰들도 한쪽 무릎을 꿇은 채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의 명복을 빌었다.
전날(3일) 미 전역 주요 도시에서 펼쳐진 항의 시위도 대다수 평화롭게 진행됐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모인 시위대도 핸드폰으로 불을 밝히며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함께 부르는 등 평화 시위를 이어갔고, 경찰과의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수천 명이 참여한 항의 시위가 이어졌지만, 대부분 평화롭게 마무리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함께 무릎을 꿇고 주먹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또 일부 지역에서 자행되던 약탈과 방화도 현저히 줄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이 따라 사망한 플로이드의 추모식을 계기로 그동안 과격 폭력 양상을 빚었던 이번 항의 시위 사태가 평화적인 집회로 전환돼 마무리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플로이드의 추모식은 오는 9일까지 플로이드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