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1년... “한국 경제, 일본 의존도 낮아졌다”
대한상의 ‘일본 수출규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 발표... 일본제품 수입 비중 한 자릿수로 떨어져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한국 경제의 일본 의존도는 더욱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일본 수출규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대일 수입 비중은 지난해 1분기 9.8%, 2분기와 3분기 9.5%, 4분기 9.0%로 하락했다.

일본으로부터 수입이 줄며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입액(약 5,033억달러) 중 대일 수입액(약 476억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였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대일 수입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다만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은 소재·부품 산업의 대일 수입비중은 지난해 1분기 15.7%, 2분기 15.2%, 3분기 16.3%, 4분기 16.0%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오히려 소폭 상승한 셈이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소재·부품 분야는 대일 수입 비중이 오히려 늘고, 다른 여타 산업에서의 수입이 줄어든 것이다. .

대한상의는 이 보고서에서 “일본 수출규제 이후 핵심 품목 국산화, 수입 다변화 등의 노력으로 소재부품 공급에 큰 차질을 겪지 않았다”며 “여타 산업에서 일본 수입 비중이 줄고 있는 것은 일본과 경제적 연결성이 느슨해진 추세 속에서 수출규제가 이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기업들에 일본 수출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와 코트라가 공동으로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84%(254개사)가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가 없었다”고 답했다. “피해가 있었다”는 응답은 16%(48개사)에 그쳤다.

일본 수출규제가 기업 경쟁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91%(275개사)가 “큰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8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 정책 중 도움이 된 것으로 ▲연구개발 지원(42%) ▲공급망 안정화(23%) ▲규제개선(18%) 등이 꼽혔다.

반면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서 개선돼야 할 정책으로는 △규제개선(38%) △연구개발 지원(22%) △공급망 안정화(19%) △대·중·소 상생협력(14%) △해외 인수합병 및 기술도입 지원(6%) 등의 순으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산업계 피해가 제한적이지만,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일 갈등의 불씨가 남았기 때문에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추가 리스크 점검과 민간협력 지속, 소부장 정책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