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A 교회 서모 목사, 장로들 꼼수 징계 논란… 교인들 “불법” 반발
[과천 A 교회에선 무슨 일이②] 교인들, 일방적 교회 운영으로 장로들과 충돌 잦아

담임목사의 표절 설교로 갈등을 빚고 있는 과천 A 교회. 하지만 이러한 갈등의 배경엔 보다 근본적 원인이 자리하고 있다. 서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 이후 교인들과 소통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교회를 운영해 여러 차례 장로들과 충돌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교인들은 주장한다. 설교 표절 논란도 이미 교회 운영과 건축 등을 두고, 교회에서 갈등이 벌어지던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교회건축위원회 이모 장로가 교회를 떠나겠다고 하는 등 갈등이 커지자 서 목사와 장로 사이에 10개조로 구성된 이행합의문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이때가 2019년 3월초다.

[과천 A 교회에선 무슨 일이①] 표절 설교 103회 ‘복사기 목사님’은 건재, 고발한 부목사는 중징계?

장로들, 당회 운영관련 내용담은
10개조 이행합의문 서 목사에 제시

이행합의문엔 ‘△교회의 모든 일을 당회와 협의하여 시행한다. △ 과천중앙교회의 관례에 따라 목사는 재정 관련의 일(건축포함)은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단, 예산편성시 목회와 관련하여 필요 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 △목회활동비 등 지출결의서 작성시 사용내역을 정확히 기록한다. △재정을 포함하여 교회에서 행하여지는 제반 사항은 홈페이지에 공개한다.△사모가 제직회 및 기관장 회의 등에 참여하지 않도록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장로들은 서 목사에게 이런 내용의 이행합의문을 제시했고, 서 목사가 즉시 서명하려고 하자, 서 목사에게 내용을 검토해 넣을 건 넣고, 뺄건 빼는 방식으로 수정해 신중히 생각해 합의하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서 목사는 자신의 친정교회에 다녀온 후 태도를 바꿔서 자신은 사인을 할 수 없다고 밝히며, 교인들에게 신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한다.

서 목사측 “이행합의서는
전반적인 목회 활동을
제한하는 것” 주장


서 목사 측과 지지교인들의 주장은 다르다. 교회 운영과 관련한 갈등이 사건의 시발점이었다는 사실 자체엔 동의했지만, “3명의 장로들이 담임목사에게 재정(건축포함)에 일체 관여하지 말 것, 심방할 때 장로에게 보고할 것 등 전반적인 목회 활동을 제한하는 10가지 이행합의문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장로들이 요구하는 이행합의문에 서 목사가 서명을 거부하자, 담임목사가 거짓말을 한다는 등의 소문이 빠르게 유포되면서 교회 내부가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3년 담임목사 부임 당시, 장로들이 교인들도 모르게 6개 항목의 MOU 계약까지 담임목사에게 요구한 것도 확인 돼 교인들이 “장로들이 ‘6가지의 MOU 계약, 10가지 이행합의문’ 총 16가지의 족쇄를 담임목사에게 요구하며, 성도들 모르게 밀실계약을 하려고 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과천 A 교회 담임목사 시무수락 협약서. 5번째 항목을 합의하에 서명하고, 삭제한 것을 알 수 있다.
과천 A 교회 담임목사 시무수락 협약서. 5번째 항목을 합의하에 서명하고, 삭제한 것을 알 수 있다.ⓒ기타
이런 주장에 대해 교인들은 위임 당시 작성된 7개항으로 구성된 MOU(담임목사 시무수락 협약서)는 교회가 청빙위를 구성하고, 목사 청빙을 추진하며 준비한 것으로 당시 담임목사로 지원해 1차 통과한 5명 가운데, 이후 검증 절차에 참여했던 4명 목사 모두에게 미리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목사가 협약서를 읽고 7개항 중 하나를 삭제할 것을 주장해 6개항으로 수정된 것으로, 스스로 수정도 하고 서명한 것이기 때문에 명백하게 합의를 통해 진행된 것이지 결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교회 내부에선 권사들을 중심으로 서 목사에게 이행합의문을 요구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갈등이 커졌다. 어떻게 불경하게 교인들이 목사에게 맞서고,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냐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런 주장의 배경엔 목사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한국 개신교의 ‘목회자 권위주의’도 영향을 미쳤다.

임시제직회 열고 당회해산 선언한 서 목사,노회에 장로들 처벌 요구하는 고발장 제출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단톡방 등에서 장로 2명이 사임의사를 밝혔고, 장로 1명은 4월까지만 하고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2019년 3월 31일 교회는 임시제직회를 열고, 서 목사를 지지하는 집사들이 나서 장로들이 서 목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된 후 서 목사는 당회를가 해산됐다고 선포했다. 이에 대해 교인들은 임시제직회 자체가 최소한 1주일 전에 광고해야 한다는 정관을 위반한 불법제직회 일 뿐 아니라, 이날 제직회에선 장로들의 사표가 아직 공식 수리되지 않았고, 의사를 밝힌 것이 곧 사임이라고 해도, 장로 가운데 한명은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회를 해산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도 서 목사 지지 교인들은 다르게 설명했다. 교인들이 이행합의문 등과 관련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임시제직회를 요구했지만, 임시제직회 개최여부를 놓고 반대하는 장로들과 찬성하는 교인 간에 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장로들은 임시제직회 전 전체 동반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당회 해산 이후 서 목사는 4월 2일 노회에 장로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치리를 해 달라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서 목사 측은 이 부분도 고소장이 아니라 위탁판결청원이라고 주장한다. 장로들의 장로직 사퇴 수리여부인 행정건을 위탁하여 판단해달라는 요청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인들은 “고소장과 죄증설명서 내용은 장로들이 담임목사 시무수락 협약서에 서명하게 한 행위와 이행합의문에 서명 요구하는 행위가 교회 관례에 위반된다는 내용이었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서영교 목사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장로들을 치리하여 처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소장에 범하였다는 죄상을 기록한 것이고 죄증설명서에는 범죄의 증거를 상세히 기록한 것”이라며 “서 목사는 노회에 장로들에 대해 재판건으로 고소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을 상대로 행정건으로 고소를 하였을 뿐 재판건으로 장로들을 치리해달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성도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4월 9일 예장합동 중경기노회 정기회에서 재판국 설치가 결의되고, 이후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 진행 과정에서 전모 장로가 서 목사에게 5월 초 정기제직회에서 교회 와해를 우려해 합의를 요청했지만, 서 목사는 재판 결과를 보겠다면서 합의를 거부했다. 그러다 31일 재판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전 장로는 서 목사와 소 취하를 합의했다. 전 장로는 “집사님들이 제게 와서, 교회가 시끄러워지니까. 예배당 재건축도 있다면서 화해와 합의를 통해 교회를 지켜달라고 해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장로는 합의했지만, 고소된 나머지 장로 2명은 거부했다.

2019년 5월31일 열린 과천 A 교회 오후예배에서 재판국은 재판 과정을 설명하고, 재판 결과를 공표했다. 합의하지 않은 장로 2명은 장로직은 사임하고, 교회를 떠날 것을 확약했고, 서 목사와 전 장로는 화해하고 합의해 상소 및 민형사상 소를 제기 하지 않고 당회를 회복하여 교회를 잘 섬기도록 권고했고, 교회 확목을 위해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 SNS 카톡방, 내용증명, 문자메시지 등 어떠한 문서 발송도 중단할 것을 판결했다.

교인들 임시제직회는 불법,
서 목사 노회에 고소, 기각판결…
표절과 불법제직회 총회에 상소

교인들은 임시제직회와 당회 해산, 장로들을 고소한 이런 일련의 과정이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교회 소속 집사들이 중심이 돼 서 목사가 장로들을 고소한 재판 판결에 앞서, 3월 31일 열린 임시제직회 자체가 불법이라며 중경기노회에 고소하기로 했다. 이후 서 목사에 대한 고소장을 2019년 9월초 중경기노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2020년 4월 27일 예장합동 중경기노회 재판국은 양측이 과거 원만하게 합의했다는 이유로 앞선 5월31일 재판 결과를 첨부하며 기각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설교 표절 관련 재판까지 솜방망이 처벌을 받으면서 교인들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재판결과에 납득할 수 없었던 교인들은 두 재판 모두 상소하기로 하고, 지난 5월 초 총회에 상소장을 제출했다. 총회를 통해 교인들이 안내 받은 재판 방식은 상설 재판과 일반재판이었다. 상설재판은 재판 비용(400만원)을 납부하면 바로 재판을 진행하는 반면, 일반재판은 돈은 들지 않지만, 오는 9월 열리는 예장 합동 총회에서 안건 보고를 해 내년 9월까지인 회기 중에 재판을 여는 방법이다. 교인들은 두건을 하나로 병합해 상설재판을 신청하려했지만, 예장합동 총회에서 병합이 되지 않는다고 해 임시제직회 관련 재판은 상설로, 표절설교 관련 재판은 일반으로 넘기기로 했다.

표절 관련 상소, 헌의부서 기각…
재판은 열지도 못했는데 비용만 청구

하지만, 교인들은 상설재판이 열리기도 전에인 6월 중순 경 예장합동 총회기획행정실 소속 황종연 목사(정치부, 헌의부, 재판국, 헌법관련문의 응대)를 통해 상소가 헌의부에서 기각됐다는 통보를 전화로 받았다. 헌의부는 서기부가 접수한 모든 서류를 검토해 재판부 등 다른 부서에 넘기는 등의 절차를 담당하는 부서다. 헌의부에서 서류 검토후 재판부에 넘기지 않은 채 기각해 재판기회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아울러 교인들은 상설 재판 비용인 400만원을 입금하면 헌의부가 모이는데 들어간 비용인 100만 원을 제외하고 300만 원을 돌려주겠다는 안내도 받았다. 아예 100만 원만 내면 안되냐는 질문에도 절차가 그렇다며 400만 원 납부, 300만 원 환급만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통보에도 불구하고 재판 기각과 관련해 제대로된 서면 안내조차 없었다.

헌의부를 통한 기각 판결은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교인들은 상설재판을 신청한 한 건은 기각됐고, 나머지 한 건, 표절 설교 건은 일반 재판으로 다뤄지게 된다고 안내받았고, 지난 7월 황종연 목사와의 통화를 통해 재차 확인했다.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황 목사는 해당 내용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교인들에게 이미 안내했다며 간접적으로 확인해줬다. 하지만, 서 목사는 자신이 직접 헌의부 등에 확인했다면서 두 사건이 병합돼 헌의부에서 논의후 기각돼 사건이 모두 마무리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잘못된 지도자를 그대로 두고
교회의 회복은 불가능하다”

서 목사와 지지 교인들은 “실망해 떠나신 분도 있지만, 지금은 내부적인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다. 그리고 성전건축은 어려움 끝에 무사히 시작되었고, 현재는 250여명의 성도들이 서 담임목사님과 함께 힘을 모아 한마음으로 기도 중에 은혜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 교인들은 현재 교인이 250여명이라는 주장은 허수라며 300여명 신도 가운데, 160여 명이 실망해 떠나고, 현재 교회에 남은 이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일부 신자들만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서 목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당시 이름을 올린 이들이 서른명이 넘었다며 반박했다.

반대 교인들은 과천 A 교회가 여전히 ‘우리 교회’라며 끝까지 싸움을 계속한다는 각오다. 모 집사는 “노회 판결은 면죄부가 아니다. 우리 교회역사가 55년 넘는다. 서 목사가 정말로 반성한다면, 55년된 교회를 망치지 말고, 떠나줬으면 한다. 도무지 왜 버티는지 모르겠다. 왜 버티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끝까지 싸우겠다”면서도 이번 논란이 교인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엔 우려를 나타내며 “교인하고 갈등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모 장로는 “서 목사와 지지세력들은 교회를 지키고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를 지키고, 회복하기 위해선 제대로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잘못된 지도자를 그대로 두고 교회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번 문제는 우리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경종”이라고 강조했다.